선수가 아닌 승리를 사는 야구팀 (머니볼, 2011)
(안읽어도 되는부분)
한가한 오후, 아니 하루종일, 아니 일년내내, 이제 2년을 맞이하고 있는 나의 모습은 마치 이끼같았음,
이끼같은 삶에 그나마 한줄기 빛은 영화와 책, 일주일에 한번은 영화를 꼭 보려고 하는데,
이번주의 영화는 "머니볼"이었다.
줄거리가 온다..
머니볼이라는 영화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넘치는 내가 덧붙이지면,
미국 MLB야구선수 출신 "빌리빈(브래드 형)"은 돈없는 야구팀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단장으로 일했는데, 매해 경기성적이 좋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좋은 선수들을 빼오려고 싸돌아댕기고는 했는데 그러던 중에 필라델피아에서 선수영업에 큰힘을 행사하는 예일대 수학장인 "피터 브랜드(조나힐)"를 만난다. 그가 하는 말에 모든 결정을 내리는 필라델피아 단장을 보고는 피터를 협박아닌 협박으로 선수결정의 공식을 얼핏들어온다.
조나힐의 말빨에 매료된 피트형은 하라는 선수영입은 안하고 조나힐을 본인 어시스턴트로 영입한다.
그 후에는 오클랜드에서 일하던 기존 스카우터들이랑 새로운 선수운영방식으로 엎치락 뒷치락 다투다가 피트형의 의견대로 경기들을 치루다보니 꽤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로 끝이 난다.
특이점이 온다..
이 영화에서 그리는 기존의 "야구"라는 스포츠는 매우 전통적인 방식으로 선수영입이 이루어졌다.
1. 스포츠 + 통계
영화에서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기존의 비과학적, 비통계적 분야였던 스포츠에 "통계"를 활용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줄거리에서 이야기 했듯이 수학장인 피터는 각 선수들의 특징(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신체스펙...)을 분석해서 어떤 조합을 갖추어야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인지를 결정했다.
흔히 이모습은 주식시장에서 퀀트투자를 할 때의 모습과 상당히 닮아있다.
저평가 된 주식(선수)를 찾아서 고평가 되었을때 판매(FA)하는 방식인거시다.
이런 공식이 야구에서 통했던 이유는 아무래도 정해진 방식안에서 매일같이 축적되는 정량의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그게 모난 데이터가 생길일이 없는 환경에서는 특히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원작에서 말하는 머니볼경영방법론을 초록위키에서 긁어와봤다.
1. 우리 팀은 리그 평균에 비해 돈이 없다.
2. 현재 시장가를 기준으로 선수를 사는 것은 불가능한 옵션이다. 좋은 선수들은 부자팀에게 뺏길 수 밖에 없다.
3. 그렇다고 경쟁을 포기하면 경제적 이득이 발생하지 않는다.
4. 그렇다면 결국 한정된 예산으로 팀을 이기게 해 줄 수 있는 저 평가된 선수들을 사야 한다.
5. 그런 저평가된 선수들을 찾으려면 기존의 기준을 버리고 새롭고 정교한 기준으로 선수를 평가 해야 한다.
6. 시장에서 선수를 평가하는 지표들 중 저평가된 지표와 과대평가된 지표를 찾아 선수를 평가한다.
7. 과대평가된 선수를 대체할 과소평가된 선수가 있다면 과대평가된 선수를 고가으로 팔고 과소평가된 선수들을 저가에 산다.
8. 선수평가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개선해서 부자팀보다 효율적으로 팀을 꾸려야 된다.
2. 구(舊)와 신(新), 과거와 미래, 직관과 과학
영화 초반, 피트 형이 중간에 스카우터들과 시즌을 위해 선수영업회의를 하던 중, 스카우터들은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스카우터 A : "선수 H를 봐, 방망이를 휘두르는 그 모습을 보라구 정말 멋지지 않아?..."
스카우터 B : "얼마나 공이 시원하게 날라가던지..."
피트 형 : "K는 어때요? 출루율이 좋은데..."
스카우터 A : "걔는 너무 늙었어..."
스카우터 B : "걔 여자친구가 이쁘지 않아...."
-> 개인적인 생각인데 이부분은 얼마나 기존의 전통적인 선수영입방식이 비과학적이고, 비효율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위한 장치로 느껴졌다. 그 장면 이후 바로 피트 형이 얼굴 구기면서 따진걸 생각하면 특히 그렇게 느꼈음
이런식이다...
영화 후반에 피터의 분석법으로 산출된 선수를 운영하기위해 브래드 형이 마음대로 선수를 방출하고 뽑으니 스카우터 팀장과 싸우게 되는데, 스카우터 팀장은 우리 스카우터들은 수십년간의 경험으로 직관과 감각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통계같은 것 야구에서는 소용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느낀점이 온다..
이부분에서 나는 단순히 스포츠에 통계를 적용시킴에 있어서 일어나는 대립이 아닌, 기존의 환경에 적응한 세력이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 하는 모습으로 보여졌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기존의 룰에 적응하여 이젠 새로운 룰에는 가차없이 패대기쳐지는 몸이 되어버린 상황이라면 특히 이런 모습이 낫설지 않을 것 같다.
기존에 대한민국에 만연해 있는 문제들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방식의 사업이 등장하는데 해당 산업의 마켓 크기는 그리 커지지 않고 파이만 나눠먹는구조라면, 신사업의 파이는 기성세력에게서 오는 것이 확실하다. 그런 상황에 내가 놓인다면 아무리 신사업이 효율적이고 전체의 경제적 순이익을 높여준다하더라도 반발할 수 밖에 없다. 그게 유일한 생계수단인 경우가 많기에 특히나 그렇다.
채소가게와 기업형슈퍼마켓(심지어는 스타트업도 이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택시와 타다, 우리가 고민해나가고 해결해 나가야 할 정답없는 문제는 너무 많다 이세상.
날이 갈수록 대한민국 인구수는 줄어드는데 식품시장과 교통시장의 전체시장이 커질 수가 있을까? 이건 좀 너무 나갔다. 애드센스에 눈이 멀어 글자수 채운다고 맨 뒤에 가면 같잖은 헛소리를 좀 합니다. 우리모두 새로고침을 누릅시다. 방문수를 늘립시다.
그래도 그렇지 백수시장의 파이를 뺏어갈 신산업은 없을까..? 신산업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회사에 취직하는 그런 상황은 없는 것인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