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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인문학서적

악의에 젖어들지만 느끼지 못하는 시민들의 이야기, 동물농장

by 다_녤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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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위정자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을까? 아니면 시스템의 허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점을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하고 있을까?

 

 영국 소설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조지라는 이름을 가진 '인간'이라는 기득권에게 지배받고 있는 동물들이 일종의 '혁명'을 일으켜, 자치적으로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런 자치사회 속에서도 말미에는 '돼지'로 대변되는 새로운 기득권과 '나머지 동물들'과 같은 일반시민으로 양립하게 되며 혁명 이전의 인간지배사회와 별 차이 없는 상황이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동물농장을 읽으면서 주목한 상황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 첫번째 이야기는 초반에 동물들이 성공적으로 혁명을 일으키고 난뒤에 '동물 7계명'을 만든 이야기였다.

 

< 동물 7계명 >

 인간을 적으로, 인간이 하는 행동과 풍습을 모두 악행으로 규정하고 지양하자는 목표로 작성된 동물 7계명은 돼지들로 인해 처음깨졌다. 혁명을 주도하고 글을 읽을 줄 알며, 가장 머리가 좋은 인물로 나오는 돼지들은 이야기 초반에 침대에서 잠을 잔것이 다른 동물들로 인해 들통이 나게 되는데, 돼지 중 한명인 스퀄러가 이를 이렇게 항변했다.

 

 "여러분 어떤 동물들도 <시트를 깐> 침대에서 자면 안된다는 것이지, <침대>에서 자면 안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먹고자는 건초더미도 침대의 일종인 것이지요" - 스퀄러

 

 교모하게 말을 바꾸어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동물들을 이해시키며 헤프닝은 끝이 났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이런식으로 규정을 바꾸고, 말을 복잡하게 해서 결국에는 다른 계층으로 느껴지게 만들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현대사회에서도 우리가 잘모르면 full 덤탱이를 맞는 모습이 생각났다. 이런 동물농장은 용산 전자상가에서도, 중고차 매장에서도, 학교에서도, 나라에서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이야기에서는 동물들(일반시민)이 글을 읽지 못하고, 글을 읽을 머리 조차 되지 않는경우가 많았는데, 현실사회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은 너무나도 만연하지 않은가? 

 

 우리가 열심히 특정정당을 지지하고 투표로 표현을 하지만, 우리가 지지하는 정당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얼마나 해줄 수 있는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를 도와줄 생각은 있는지 생각해보면, 나를 위해 일해줄 정당과 위정자를 찾기보다는 나의 조건들을 패권정당에 맞춰야지 하는 암울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결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도는 와중에도 미국은 약속된대로 관세부과를 이행한다.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점에 찾아가는 것이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일한다고 찾아가는 것이 아니다. 돈(권력도 포함된 말이지만, 돈으로 줄여 썼다.) 앞에서 사람들은 적나라해진다. 

 

 스노우와 나폴레옹 같은 돼지를 만나지 않기 위해서는, 스노우와 나폴레옹 같은 돼지에게 덤탱이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는 사회에서 맞딱드리는 문제들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공부해야 한다. 책펴놓고 공부하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다.

 

 동물농장은 1900년대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이전이후의 이야기를 풍자적으로 만든 이야기라고 하지만, 현대사회도 다를 것이 없다.

 

 우리는 누군가의 악의에 의해 서서히 젖어들어가고 있을까? 악의가 뭔지 구분해낼 수 있을까? 돼지들이 시트를 깔고 침대에서 자는 것은 다 나머지 동물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그 상황에 그건 돼지들을 위한 것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 동물농장, 조지 오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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