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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것들

다이어트를 하는 법 - 1. 전쟁의 서막

by 다_녤 2020.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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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어트. 한 2달전만 해도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만날 일 없는 단어로만 생각했다.

 

여유로운 다이어트 전 나의 모습

 

 "왜 우리는 힘들게 살을 빼야하지?"

 "왜 비싼밥먹고 그걸 다 태워없애려하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중요한거 아닌가?" (<- 미친돼지의 되도않은핑계 맞음)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던 나는 90kg을 목표로 당시에 86kg이던 몸무게를 불려나가고 있던 돼지였다.

 하지만 어느순간 점점 투박해져가고 볼품없어져 가는 나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튀어나온 배, 단추구멍이 되가고 있는 눈, 커져가는 가슴, 작아서 못입을 위기에 처한 나의 최애바지, 튼살, 못생김을 부각시키는 무게감,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그런 것들이 보이는 어떤 임계점까지 살이 쪘었던 것 같다. 그전에 그런 모습이 안보였던 것 내눈이 그래도 남들보다는 자비로웠던것 같다.

 

 하지만, 당장 누가 나를 붙잡고 병원에서 맹장수술을 집도하라고 하면 집도할 수 있을까?

 

 당연히 다이어트의 시작이 가장 힘들었다.

 

심술부리는 돼지

 

 어떤식으로 해야하는지, 어떤걸 먹어야하는지, 어떤 운동을 해야하는지, 얼마나 해야하는지 이 모든 미지의 것들이 엄습해오면서 나의 다이어트 시작은 계속해서 밀려났다.

 

 하지만, 그런 돼지같은 나의 뇌에도 일부 자주적인 힘은 있었던 것 같다.

 

 다이어트를 위해 내가 가장 먼저한 일은 체중계를 사는 것이었다. (ㅋㅋㅋ)

 "와 이 미친놈은 집에 체중계도 없는 답도 없는 돼지네 ;;;;"

 맞다, 답도 없는 돼지다. 하지만 이젠 답을 찾아나가는 돼지다. 표현주의.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잘 하지않는 모든 특이한 일들은 다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한다.

 주식을 사는 것도 증권사 계좌를 터야되고,

 자바프로그래밍을 하는 것도 이클립스(대충 프로그래밍 프로그램임 ㅇㅇ)를 깔아야 한다.

 

 그리하여 체중계 하나 없는 돼지에서 자기 체중은 아는 돼지가 된 나는 나의 몸무게를 재어 모았다.

 (이때가 대략 20년 3-4월 쯤인듯, 정확히 기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시기임. 그만큼 안일했다는 것.)

 

 결과는 충격, 고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잰 몸무게가 77kg 이라 많이 나와도 한 80초일듯 했는데 자그마치 86kg라는 숫자가 체중계에 떠 있었다.

 당연히 체중계의 수평이 안맞는구나 하고 옆에 몸겨서 재보고 안방에서 재고, 현관에서 재고 여기저기서 다 재어봤다. 하지만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10kg 가까이 찌면서도 별로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정말 뇌에도 지방이 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밤에 두서 없이 이렇게 긴글을 주식블로그에 쓰는 나도 정상은 아니지만, 오늘 잰 몸무게와 몸의 태를 봤을 때는 이런 모습들을 다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서 써봤다.

 

 To be continued as a pig life for di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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